" 여보 당신은 정말 자랑스러운 가장이예요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한번쯤 뮤지컬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말 고마워요"

" 무슨 소리예요 당신이야말로
  가장 멋진 아내이자 엄마지.
  그동안 나들이도 제대로 못하고
  살림만 하느라 고생 많았잖아요 " 

여섯 명의 아이들과 함께 난생 처음
뮤지컬을 보러 온 크리스 부부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지루하게 긴 줄을 기다리다 차례가 되자
크리스 씨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 어린이표 여섯장과 어른표 두장이요 "

" 30달러입니다 손님 "

" 어, 얼마라구요?"

다시 묻는 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난처한 표정의 크리스 씨는 고개를 돌려
행복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 보았다

그의 주머니에는 그만큼의 돈이 없었다.

결국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돌아섰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가족에게
뭐라고 얘기를 꺼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기만 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뒷줄에 서 있던 중년의 신사가 
갑자기 지폐 몇장을 툭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몸을 굽혀 지폐를 줍더니
크리스 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 여보세요 방금 호주머니에서 
  이 돈이 떨어졌는데요 "

순간 그 신사의 의도를 알아챈 크리스 씨는
붉어진 눈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

신사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찡긋 윙크를 했다.

배우들이 신나는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동안에도
크리스 씨 귀에는 아까 그 신사의 마지막 말이
메아리처럼 울렸다.

" 아무 말씀도 하지 마십시오
  저 역시 예전에 이런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 빚을 갚는 것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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